제1023장
그는 그녀의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하려다 화면에 뜬 발신자가 최한빈이라는 걸 보고 얼굴이 굳어지더니 입술을 꾹 다문 채 방을 나서며 전화를 받았다.
“서하윤 씨, 아직도 F국인가요?”
어두운 밤,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 부드럽고 물결치듯 울려 퍼졌다.
차은우는 눈을 반쯤 가늘게 뜬 채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한 모금 깊게 들이마신 후 연기를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이미 귀국했어. 서하윤한테 뭐 할 말 있어? 오늘 피곤해서 방금 막 잠들었으니까 할 말 있으면 나한테 해. 내일 전해줄게.”
최한빈은 전화를 받은 사람이 차은우라는 걸 알아채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몇 초 후에야 말을 이었다.
“한영이가 서하윤 씨 보고 싶다길래 연락했어. 근데 벌써 돌아갔다니 아쉽네. 지금 한국은 늦은 시간일 테니 더는 방해 안 할게.”
최한빈이 전화를 끊은 후, 차은우는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 손에 든 담배가 다 탈 때까지 멍하니 서 있었다.
한참 후에야 그는 방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고 자고 있는 서하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몸을 뒤척이며 꿈속에서 작게 중얼거렸다.
“은우 씨... 우리 이혼하자...”
작은 속삭임이었지만 차은우의 귀에는 또렷이 들려왔다.
차은우의 눈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꿈속에서도 이혼이라니... 정말 그와 헤어지고 싶은 마음에 안달이 난 걸까?
그는 입술을 꽉 깨물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래. 네가 그렇게 이혼하고 싶다면 받아줄게.”
말을 마친 차은우는 방문을 열고 나가 별장을 빠르게 떠났다.
차은우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하윤은 눈을 떴다.
그녀는 어두운 방 안을 멍하니 둘러보며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방금 전 그녀는 분명 차은우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는데 방 안에는 그녀 외에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꿈을 꾼 것 같네...”
그녀는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하품을 한 번 하더니 다시 몸을 돌려 잠을 청했다.
ㅡㅡ
다음 날 아침 서하윤은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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