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1장

그녀는 손가락에 낀 반지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서하윤, 네가 언제까지 웃을 수 있나 내가 똑똑히 지켜볼 거야.” ㅡㅡ 오늘도 차은우는 별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밤 10시가 되었다. 그녀는 또다시 김영자에게서 받은 두 통의 편지를 꺼내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마음속에 결정을 내리고 차은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는 깊게 숨을 쉬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집에 올 거야? 나 할 말이 있어.] 하지만 차은우는 여전히 응답이 없었다. 보름이라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녀는 다시 한번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차은우는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 결국 서하윤은 내일 그를 찾아가기로 다짐했다. ㅡㅡ 차은우 주변은 북적거렸다. 한 파티에서 사람들은 그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다. 이런 자리는 대체로 오가는 주제가 비슷해 듣다 보면 점점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그는 손에 들린 술을 어느새 다 마셨다. 그러다 문득 휴대폰을 꺼내 확인하니 서하윤의 전화와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그녀의 메시지를 확인한 차은우는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차은우가 더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지 않자 사람들은 적당히 눈치를 챈 듯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곧 또 다른 사람이 그의 옆에 다가왔다. “몇 년간 이런 파티에는 별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어쩐 일이야?” 귀에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은우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가까운 곳에 서 있는 성지현을 바라보았다. "그냥 시간이 돼서." 성지현은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나도 마침 시간이 생겨서 왔어.” 사실 그녀는 아주 다급히 온 것이다. 친구와 식사를 하는 도중에 차은우가 이 파티에 참석한다고 해서 급하게 메이크업을 받고 달려온 것이다. 차은우는 휴대폰으로 뭘 봤는지 표정이 아주 차가웠다. 그녀는 아까 차은우를 둘러싼 사람들이 결국 모두 조심스럽게 자리를 떠난 것을 보았다. 그는 누구보다 잘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