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전에 곽경훈을 만났을 때, 강은별에게 아주 잘해주는 느낌이었다. ‘아마 우연이겠지.’ 서하윤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 차은우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 ‘무슨 뜻이지?’ 귓가에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이유 없이 짜증 났다. 입구에서 꿈쩍하지 않은 서하윤을 보고 차은우는 갑자기 뭔가 깨달았다. ‘나 기다리고 있는 건가?’ 그녀의 의도를 생각하니, 잠깐 설렜던 차은우의 마음도 다시 진정되었다. 그는 옆에 놓인 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몸매가 우월한 서하윤이 문 앞에 서 있는 걸 보면서 차은우는 그녀가 자기를 유혹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 “다른 할 말 있어?” 차은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냉정한 그의 목소리는 마치 저녁의 사늘한 바람처럼 서하윤을 몸서리치게 했다. 그제야 정신 차린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차은우를 쳐다보았다.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야. 잘자.” 그리고 옆에 놓인 타월로 몸을 감싸며 빠르게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으로 돌아온 서하윤은 샤워를 마치고 머리카락을 말린 후, 잘 준비를 했다. 침대에 누운 서하윤은 갑자기 목이 말랐다. 온천에다 땀까지 흘린 탓에 수분 보충이 필요한 것 같았다. 하지만 방에 물이 없어서 서하윤은 문을 열고 냉장고 쪽으로 걸어갔다. 냉장고 안에는 음료와 생수, 그리고 술이 들어있었다. 서하윤은 평소에 음료 마시는 습관이 없기에, 생수 한 병을 꺼낸 후, 냉장고 문을 닫았다. 병뚜껑을 따고 생수 몇 모금 들이켜자, 순간 갈증이 사라졌다. 방에 돌아가려고 몸을 돌리자, 갑자기 딱딱한 무언가에 부딪쳤다. “아!” 그녀가 당황하면서 뒤로 넘어지자, 누군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은우 씨!” ‘아니, 왜 소리 없이 갑자기 뒤에 나타난 거야? 그럼 방금 이 남자 가슴에 부딪힌 거야?’ “여긴 무슨 일로?” 서하윤이 물었다. 차은우는 그녀를 끌어안던 손을 놓아주었다. 서하윤의 잠옷은 헐렁하고 전혀 몸매가 드러나지 않은 것들이었다. 만약 방금 비키니 입은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그녀의 몸매가 그렇게 좋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