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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장

흰 종이 위에는 단 두 문장이 적혀 있었다. [반달 내에 차은우와 신속히 이혼해. 그렇지 않으면 너희 둘 다 목숨을 잃게 될 거야. 천명을 거스를 수 없으니, 너와 그는 결국 인연이 없다.] 이 문장을 읽는 서하윤의 가슴은 쉴 새 없이 조여들었다. 박창식은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와 은우는 참 좋은 아이들인데...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됐으니 당연히 정이 깊어졌을 거야. 그러니 갑자기 이혼하라는 건 너희 둘 모두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지. 하지만... 네 영자 할머니가 이런 말을 했으니 이건 쉽게 넘길 일이 아닌 것 같구나. 휴! 이 일은 금주한테도 말하지 못하겠다. 어제 네 금주 할머니와 통화했는데 요즘 건강이 좋지 않더라고 하더군. 이 일을 알게 되면 가장 속상해할 사람도 금주일 거야.”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평생을 살아오며 박창식은 이제는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마음이 저릿저릿 아파왔다. 서하윤과 차은우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겹치는 시련은 서하윤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가혹했다. 서하윤은 손에 들고 있던 두 통의 편지를 내려다보며 혹시 누군가가 김영자의 필체를 흉내 낸 것은 아닐까 의심했지만 아무리 봐도 두 편지는 분명 김영자가 직접 쓴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서하윤의 기억 속의 김영자는 항상 옳은 선택만을 했고 한 번도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그녀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김영자는 절대 이 편지를 쓰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요구하는 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도 모자라 차은우와 이혼까지 하라니... 박창식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이 두 편지는 일단 네가 가져가서 은우와 함께 잘 상의해 봐. 아직 반달 정도 시간이 있으니 그때까지 네 금주 할머니한테 어떻게 말씀드릴지도 생각해야 한다. 너무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두 사람이 알아서 잘할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틀 정도는 쉬면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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