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4장
성지현과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해놓고 밤이 되자 둘이 술집에 가서 논다고?
눈 뜨고 거짓말을 하는 걸 보니 그녀에게 증거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은우 씨, 나 바보 아니야. 성지현이 보낸 사진에 고마울 따름이야.]
서하윤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바로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ㅡㅡ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술집에서 차은우는 두 잔 정도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보며 차은우는 금세 흥미를 잃었다.
술잔을 내려놓고 자리를 떠나려던 순간 그는 휴대폰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고 휴대폰을 꺼내 확인하니 서하윤이 보낸 사진과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차은우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곧장 성지현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성지현은 차은우의 시선을 마주치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왜 갑자기 저렇게 무서운 눈빛으로 날 보는 거지?
“은우야, 왜 그래?”
방금까지도 동창들과 술을 마시고 고등학교 시절 얘기도 나누며 꽤 분위기가 좋았는데 갑자기 왜 눈빛이 살벌해진 걸까?
성지현은 이유도 모른 채 두려움이 엄습했다.
차은우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얘기 좀 해.”
“얘기? 그래.”
성지현은 순간 멍해졌지만 이내 마음이 설렜다.
설마 고등학교 시절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린 걸까?
어릴 적의 그 순수하고 풋풋한 감정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다.
그녀는 오늘이야말로 차은우와의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날이 될 거라고 믿었다.
그는 그녀를 데리고 술집 밖으로 나갔다.
술집의 소음이 멀어지고 조용한 밤거리가 눈앞에 펼쳐졌는데 거리는 한산했고 술집의 북적임과 대조적으로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밤바람이 불어오자 얇은 옷을 입고 나온 성지현은 옷깃을 여미며 몸을 웅크렸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지금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편히 얘기해.”
성지현은 고고한 태도로 말했다.
그녀는 차은우가 먼저 나서주기를 바랐고 어떤 경우에도 자존심을 굽히지 않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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