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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5장

그러나 소만리는 예선의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예선의 말을 무시하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예선아, 정말 조금도 못 걷겠어?” “응. 못 걷겠어.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너무 아파.” 예선은 눈살을 찌푸렸고 고개도 들기 힘든 것 같았다. “소만리, 내 말 좀 들어봐. 지금 도망갈 수 있을 때 가. 가야 해. 저 여자는 영내문보다 더 미쳐 있어. 못할 게 없는 여자 같아.” “그럼 더더욱 널 여기 두고 가면 안 되지. 너 혼자 모든 위험을 감수하게 할 순 없어.” 소만리는 예선을 끌어당겼다. 뒤에서는 그들을 뒤쫓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소만리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예선아, 조금만 더 힘을 내.” “소만리.” 예선은 의식이 점차 흐릿해져 갔지만 두 발은 여전히 소만리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두 남자는 얼른 눈을 씻고 그들을 뒤쫓았고 그 뒤를 영내문의 모친이 따라왔다. 낡은 건물을 내려와 보니 소만리와 예선은 온데간데없었다. 사람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임남희와 두 남자는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소만리와 예선의 자취는 없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하늘도 점점 어두워졌다. 그때 임남희는 남편에게서 또 전화를 받았고 밖에서 친구들과 쇼핑을 하고 있다고 둘러대며 전화를 끊었다. 눈앞의 낡은 건물을 보며 임남희의 눈빛도 점점 어두워졌다. “소만리, 예선! 당신들이 순순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 흥! 내 소중한 딸 인생이 망했어. 내가 너희들 편안하게 살도록 내버려둘 줄 알아!” 임남희는 매서운 눈빛으로 말하고는 다시 돌아서서 앞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그녀는 조심스레 들어갔고 어딘가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영내문의 모친은 화가 나서 한 층 더 올라가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찾을 필요 없어요. 나 여기 있어요.” 소만리의 당당한 목소리가 임남희의 등 뒤에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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