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장
기모진은 그가 한때 영원히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던 여자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 얼굴에는 비웃음이 떠올랐다.
“사실 난 그런 기사는 알지도 못해.”
“……”
기모진이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한 순간에 거실 공기가 얼어붙은 듯 했다. 소만영은 두 눈을 휘둥그래 뜨고 실망과 비웃음이 가득한 기모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런 수를 쓰다니!
그녀는 거기 넘어가 다른 자와 짜고 소만리에게 누명을 씌운 것을 자백하고 말았던 것이다!
소만리는 옆에 가만히 서서 있었지만 속은 전혀 평온하지 않았다.
전날 기모진이 그녀에게 소만리로 분장하고 육정을 찾아가 달라고 부탁했지만 실패하지 않았던가.
애초에 소만영이 못된 짓을 했다는 증인도 증거도 찾지 못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기모진이 이런 때에 이런 수를 써서 소만영이 얌전히 자백하도록 만들 줄이야.
마음이 격하게 떨렸다.
이게 대체 어떤 기분인지도 알 수 없었다.
기묵비가 가만히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서로의 시선이 교차되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교차하는 시선 속에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역시나 네 녀석이었군!”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지팡이들 들고 소만영을 가리켰다.
“네 녀석이 딴 놈과 짜고 제 아들을 납치했던 게야. 그리고는 그 누명을 만리에게 씌우다니! 이, 이런 고연 놈을 보았나!”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얼굴이 시퍼래진 채 부들부들 떨며 지팡이로 소만영을 가리켰다.
사화정이 급히 할아버지를 막으며 말했다.
“어르신, 왜 이러세요. 어떻게 우리 만영이를 때리실 수가 있어요? 우리 애도 나름 고충이 있었을 거예요!”
고충이라고?
상황이 이런데도 사화정이 여전히 소만영을 감싸고 도는 것을 보고 소만리의 심장은 차츰 얼어붙었다.
예전에는 혹시라도 진상이 밝혀지는 날아 온다면 마음이 녹아서 그렇게 바라던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다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사화정이 시비를 가리지 못하고 소만영이 한 짓거리를 감싸는 것을 보고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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