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장
와락 달라드는 육정을 보면서 소만리는 그에게 맞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반격하려고 했다. 이때 뒤에서 휙 하고 바람이 불어왔다.
기모진의 따스한 손이 그녀의 어깨를 안아서 한 쪽으로 비키도록 했다.
소만리는 일순 익숙하고도 낯선 온기에 둘러 싸였다. 미처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육정이 붕 날아 나무에 부딪히더니 곧바로 기모진의 손이 그의 팔을 비틀었다.
육정이 ‘으어으어’ 소리를 질러댔지만 기모진은 전혀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육정의 무릎을 차 꿇어 앉히더니 한 방 시원하게 걷어찼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이어서 육정을 두드려 팰 줄 알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더 없이 걱정스러운 듯 그녀를 감싸 안았다.
“두려워 말아요. 내가 있으니까. 다시는 누구도 당신을 괴롭히지 못하게 해주겠습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감겨왔다. 비현실적으로 따스하면서도 긴장한 것이 그녀가 어딜 다치기라도 했을까 봐 진짜로 걱정하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멍하니 눈을 뜨고 점점 더 꽉 안아 드는 기모진을 느끼고 있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여름 끝의 밤바람과 만나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그러나 바짝 붙은 그의 가슴에서 체온이 전해졌다. 얇은 옷을 뚫고 그녀의 피부에 닿는 그 체온은 뜨거웠다.
너무나 가까워서 그녀는 지금 두근대는 것이 자신의 심장인지 기모진의 심장인지도 알 수 없었다. 심장이 두근댈 때마다 생각이 흩어졌다.
거의 정신을 잃기 직전에야 보이지 않는 상처에서 전해지는 날카로운 아픔이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
“기모진 씨, 한 번만 더 이러시면 화낼 거예요.”
가볍지만 분명한 거절의 뜻이 담겨 있었다..
기모진의 시선이 움찔하더니 그제서야 꿈에서 깨어나는 듯 했다.
“아, 미안합니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 이렇게 가만히 속삭이고는 그녀를 풀어주었다.
그는 도망치려던 육정을 잡아채 나무 옆으로 밀어붙였다. 검은 눈은 날카로운 칼 마냥 육정에게 꽂혔다.
“잘 들어.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기모진의 얇은 입술에서 싸늘한 말이 흘러 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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