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장
소만리가 보기에 기모진이 딱히 어디가 이상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몹시 괴로운 듯 계속 자문하고 반복했다.
여태껏 똑똑하고 지혜롭게 반짝이던 그의 눈마저 더 이상 맑은 것 같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바닥에 떨어진 이혼 합의서를 주워 들다가 갑자기 소만리의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었다.
“소만리, 난 당신이랑 이혼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 평생 아내야.”
“더 이상 당신과 아기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을게. 나 갈게. 내가 밖에서 지켜줄게.”
“...”
소만리는 멍하니 침대에 앉아 기모진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 한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슴 아픈 느낌이 온몸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기모진이 정말로 입구를 지키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입구에서 줄곧 약간의 움직임이 있는 소리를 들었다.
기모진은 입구에서 왔다 갔다 하며 뼈마디가 뚜렷하게 솟아있는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쥐었다 폈다 했다.
그는 또 담배가 피우고 싶어졌다.
마치 담배를 피워야 불안하고 초조한 이 마음이 진정될 것 같았다.
만약 조금이라도 이성을 잃는다면 그는 당장 소만리에게 가서 무슨 강요를 할지 모른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지?
기모진은 도통 알 수 없었다.
어제 교통사고가 나기 전에 그는 소만리가 그에게 어렴풋이 웃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방금 소만리는 분명히 저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점점 더 흥분되고 심지어 소만리가 더 원하고 갈망해서 거절하는 것처럼 생각되는지 알 수 없었다.
기모진은 무의식적으로 가늘고 긴 손가락을 보았다.
담배.
그는 마침내 뭔가 옳지 못한 장소를 생각했고 시선은 점점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
강연은 소만리에게 욕을 먹고 하루 종일 집에서 휴식을 취한 뒤 컨디션을 회복했다.
당시 소만리의 그 독기는 정말 뜻밖이었다.
강연은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려고 거실로 나갔더니 갑자기 강어의 서재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네, 곧 가겠습니다.”
이 말이 끝나자 강연은 강어가 침울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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