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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장

그는 안타까운 듯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소만리는 더 이상 그를 밀치지 않았고 눈물이 마치 폭포수처럼 뺨을 흘러내렸다. 그녀는 지금 그를 미워하고 보고 싶지 않은 만큼 속으로는 그를 너무나 사랑하고 너무나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할 수 없었다. “나 너무 아파. 기모진, 나 정말 너무 아파. 알겠어? 왜 당신은 우리 부모님을 죽게 했고 우리 아이들을 괴롭힌 거야? 평생 당신을 만나고 그저 당신을 사랑했을 뿐인데 왜 당신은 항상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궤도에서 벗어나 굳이 내가 당신을 증오하게 만들어? 왜!” 소만리가 감정이 무너지며 계속 말했다. “난 당신이 나를 잊고, 나를 냉대하고, 심지어 당신과 강연이 밤낮으로 함께 있는 건 다 받아들일 수 있어. 그렇지만 내 가장 소중한 부모님을 죽인 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 어떻게 해야 해? 당신 말해 봐!” 소만리의 감정은 온전히 다 무너졌고 사랑하고 싶지만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남자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정말로 괴로웠다. 기모진도 눈을 붉히며 오열했고 눈물이 소만리의 어깨를 적셨다. “미안해, 소만리. 미안해...” 그는 계속해서 사과했다 심장이 칼로 도려내어지는 듯한 아픔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미안해, 하지만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모진, 나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나 매일 밤 잠들 때마다 눈을 감으면 우리 엄마 아빠의 비참했던 죽음이 떠올라.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당신은 잘 알 거야. 내가 얼마나 우리 엄마 아빠를 힘들게 만나게 되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하는 부모님이 있었으면 하고 갈망하고 꿈꿨는지. 겨우 그 꿈을 이뤘는데 당신이 그 모든 것을 다 망쳐놨어. 비록 부모님이 전에 날 아프게 하고 힘들게도 했지만 결국 그들은 내게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람들이었어. 차라리 당신이 죽인 사람이 나였으면...” 소만리의 마지막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예전에 소만리를 잃었을 때의 말 할 수 없는 아픔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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