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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장

소만리는 눈앞에서 남녀가 다정하게 껴안고 키스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이 여자는 당연히 사랑에 빠져 있었고 이 남자는... 머릿속에 깊이 박힌 이 뒷모습의 실루엣은 절대 틀림없다. “기모진...” 소만리는 심장이 날카롭게 베이는 듯이 아팠고 그녀의 기분도 한순간 뒤엉켜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감정이 점점 통제불능이 되는 것 같았다. 눈앞의 어슴푸레한 빛과 독특한 향기가 그녀를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다. 강연은 그 매혹적인 눈을 들어 얼굴이 창백해져 가는 소만리를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기 부인, 오셨어요?” 강연은 도도하고 조롱하는 듯 웃었고 한껏 도발하는 투로 말했다. “기 사장님의 키스 실력이 정말 좋아요. 이런 남자, 정말 헤어 나올 수가 없어요.” 강연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소만리는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킬 방법이 없었다. 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고 남자의 뒤로 달려가서 그와 강연을 떼어놓은 뒤 말했다. “기모진. 당신 뭐 하는 거예요? 당신 미쳤어?” 소만리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고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자꾸 시야가 흐려지는 것 같아서 똑똑히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사업하는데 판을 좀 벌이려는게 정상아냐. 뭘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어?” 소만리는 정말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귓가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분명히 진짜였다. “야단법석? 기모진.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어?” 소만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다 남자가 하는 말을 들었다. “지금 당장 나가. 강연과 내가 사업 얘기하는 데 방해하지 말고.” 이 대답에 소만리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심지어 눈앞의 사람과 사물의 경계가 탁해지고 흐려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강연은 소만리의 반응을 보며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소만리 뒤로 다가갔다. “기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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