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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장

그 첫 페이지에 소녀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필체로 다음과 같이 썼다. [당신을 만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기묵비] 나를 만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기묵비의 눈앞이 온통 흐려졌다. 초요. 당신을 만난 것이야말로 내 기묵비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었어. 그리고 당신이 나를 만난 것은 아름답지 않았어. 그는 가슴을 쥐어짜며 일기장을 펼쳐보았고 이 일기의 첫 번째 내용을 발견했다. 시간은 그가 그녀를 도와준 그날이 확실했다. 그녀는 일기장 속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정말 행복하다. 그 해 집 문 앞에서 작은 오빠를 만났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도 큰 오빠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지만 나는 첫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그렇지만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것 같다.(울음) 그 해 그가 내게 준 붉은 끈을 나는 줄곧 간직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에게 준 조개껍데기를 그는 아직 가지고 있을까? 그는 너무 잘생기고 매우 상냥하고 게다가 아주 멋있어졌는데. 어떻게 남자가 그렇게 예쁘게 생겼을 수 있어! 이렇게 완벽한 오빠. 분명 많은 여자들이 좋아할 거야.(부럽다) 응, 열심히 공부하고 공부해서 나를 도와준 은혜를 저버리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어. 이번 생에 계속 그 사람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게 여동생으로라고 해도 너무 좋아. 물론 가능하다면 동생으로서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마지막 문구를 본 기묵비는 마음이 아파서 눈을 감은 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는 더 이상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숨 쉬는 것조차 유죄라고 느껴졌다. 기묵비는 재빨리 옷가지를 챙기고 초요의 유골함을 가지고 사월산으로 혼자 차를 몰고 갔다. 날씨가 매우 흐려서 마치 그녀가 떠나는 것을 슬퍼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기묵비는 사월산의 바닷가에 도착한 후 손에 붉은 끈과 조개껍데기를 손에 쥐고 끝없이 펼쳐진 해변가로 갔다. 눈을 감아도 그 해의 일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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