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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장

”네.” 육경이 발꿈치를 절뚝거리며 말했다. 소만리는 뭐라고 말할 새도 없이 혼자 남겨졌다. 그러나 그녀는 아침을 먹으러 가지 않고 살금살금 2층으로 따라 걸어갔다. 막 계단참에 올라섰을 때 침실에서 새어 나오는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현재로선 증거가 부족해. 한 번 더 창고에 가서 꼭 증거를 찾아내고 말 거야.” “사장님, 너무 위험합니다. 차라리 경도로 돌아가 다시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금 경도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기모진은 기묵비가 오래전부터 이미 마음을 먹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제 육경에게 총을 겨눈 그 한 발이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기묵비는 분명 일찌감치 암암리에 그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심지어 기묵비는 소만리와 기모진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조차 이미 알고 있었다. “사장님,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제가 이런 몸이라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네가 여기서 치료하고 있으니 기묵비가 급하게 어떻게 하진 못할 거야. 그의 총구가 겨누고 있는 건 결국 나거든.” 기모진의 눈빛은 또렷했고 마지막 결정을 내린 듯 말했다. “오늘 저녁 7시 전에 만약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네가 소만리를 데리고 경도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시는 그녀가 기묵비를 찾아가게 해선 안돼.” “알겠습니다.” 육경이 대답하고 막 돌아서려는데 소만리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기모진은 육경이 멈칫하는 것을 보고 뒤돌아보니 소만리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으로 돌아가 좀 쉬어.” 그는 육경을 보내고 소만리를 향해 말했다. “벌써 다 먹었어?” 소만리는 기모진의 물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기모진, 함부로 굴지 마세요. 기묵비를 찾아가서 귀찮게 하지 말라구요. 당신의 전처로서 해 주는 마지막 충고예요.” “허어.” 기모진이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소만리에게 다가가 그녀의 작은 얼굴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소만리, 당신 지금 나 걱정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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