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장
“기 도련님 말씀이 너무 감동적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소만리가 아닙니다.”
그녀는 이를 부인하며 비꼬는듯 웃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소만리라고 해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뿐더러, 어떠한 기회도 당신에게 주지 않을 거예요.”
기모진의 눈에 비치는 희망의 빛이 조금씩 산산조각이 났고 그의 마음도 무너졌다.
사실 그녀의 대답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었지만, 그녀의 입으로 거절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한마디 한마디가 그의 가슴을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았다.
인터넷 생중계 영상을 본 기묵비는 제일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황급히 인파를 헤치고, 소만리 곁으로 달려갔다. 온화하고 점잖은 그의 얼굴에 노한 빛이 가득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는 소만리의 손을 잡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기모진을 노려보았다.
“기모진, 미랍에게 당신의 거짓된 죄책감과 사랑을 강요하지 마. 그녀는 당신이 싫어 했던 전 부인 소만리가 아니라, 기묵비의 약혼녀 천미랍이야.”
기묵비의 말에는 경고의 뜻이 담겨있었다.
소만리도 역시 기묵비의 얼굴에 그렇게 분명하게 드러난 분노와 공격성을 처음 보았다.
“숙부와 조카 관계를 위해서 이번에는 논쟁하지 않을 테니, 앞으로 자중해.”
기묵비가 말을 마치고 소만리를 데리고 돌아섰다.
소만리는 기모진을 쳐다보지도 않고 따라 걸음을 내디뎠지만, 그녀가 한발짝 내딛는 순간, 다른 한 손 갑자기 낯익은 손바닥에 꽉 움켜졌다.
그녀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자, 기묵비도 따라 멈춰 섰고, 뒤돌아보니 기모진이 소만리의 손을 잡아당기자 기묵비는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미랍을 놓아줘.”
기모진은 기묵비를 무시하고 곧장 소만리에게 갔다.
그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기모진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그녀의 귓가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그가 소만리의 귓가에 무슨 말을 한 것 같았지만, 아무도 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은 모두 소만리의 눈이 갑자기 밝아지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이어서 구경꾼들과 기묵비는 기모진의 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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