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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장

그가 눈을 들어보니, 소만리는 이미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가버린 후 였다. 기모진은 정신을 차리고, 그제서야 뒤쫓아 갔다. 그는 소만리에게 전화를 했다. 신호는 갔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소만리는 어두워진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는 후퇴 하는 것처럼 나아갔다. 그녀의 축복 조차도 본심이 아니었다. 더욱이 그녀가 가장 증오하는 두 사람이 행복해 지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조차 없었다. 기모진은 소만리와 연락이 되지 않자 마음이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생각해도, 소만리와 꼭 닮은 이 여자를 잃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도 알고 있다. 자기 고집만 내세우는 것은 그가 소만리를 놓지 못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사실 그가 천미랍과 처음 마주쳤을 때 그의 가슴이 뛰는 묘한 느낌을 받았었다. 대학시절 그가 처음 소만리를 만났을 때와 꼭 닮은 느낌이었다. 소만리가 아파트로 돌아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소만리는 문 구멍을 통해 기모진을 보았다. 문 구멍을 통해서 바라본 그의 잘생긴 외모는 확대 되어 보였지만, 수려함은 변함없었다. 소만리는 그의 눈썹 사이의 초조함을 보고 매우 만족해 했다. 그녀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초인종이 띵동띵동 울리는 것을 들으며 조용히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사실 소만리는 지금 상황에서 기모진이 소만영보다 그녀를 더 걱정 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가 소만영과의 결혼을 동의 한 것일까. 여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 하던 중, 휴대폰의 화면이 켜지자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소만리가 창가로 다가와 전화를 받자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미랍,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임신으로 나와 모진의 결혼식을 망치려고? 내가 말해줄게, 어림도 없어!” “내일 모진과 나는 웨딩드레스를 입어 보러 가는데, 그 드레스는 모진이 나를 위해 특별히 주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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