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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장

기모진이 이런 행동을 보이자 소만리는 매우 놀랐다. 흐르는 찬물이 샤워기에서 끊임없이 떨어져 그의 옷도 빠르게 젖었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껴안고서 차가운 물이 자신의 몸에 스며들도록 내버려두었다. 점점 시간이 지나고.. 기모진은 천미랍의 뒤에 앉아 초점을 잃은 눈빛으로 그 익숙한 얼굴을 멍하니 바라만보다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더욱 세게 껴안고 말았다. "만리야..." 그는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소만리는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그녀의 맑고 아름다운 눈동자는 차츰 정신을 되찾아갔다. 차가운 물방울이 그녀의 말려 올라간 속눈썹으로 떨어졌고, 그 후 소리 없이 손등으로 떨어졌다. 기모진의 목소리는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소만리는 그 소리를 분명히 잡아냈다. ‘만리.. 참 다정한 호칭이야.. 기모진, 당신이 나를 이렇게 불러 주기를 그렇게 바랐는데. 하지만 나의 그 기대와 욕망은 이미 내 마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기에 더 이상 하나로 만들 순 없어.’ ......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소만리는 자신이 기모진의 침대에서 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원래 입고 있던 옷이 이미 다른 옷으로 갈아 입혀져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녀는 헐렁한 가운을 입고 있었고, 가운 안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살짝 드러난 왼쪽 가슴에 있는 붉은점을 보고 황급히 옷깃을 여몄다. 어떻게 된 일이지? 그녀는 어젯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또 언제 옷을 갈아입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 옷을 만약 기모진이 갈아 입혔다면, 그는 틀림없이 그녀의 가슴에 있는 점을 보았을 것이다. "찰칵."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교차하는 이 순간. 방문이 열리고. 단정하게 옷을 차려 입은 기모진이 고상한 아우라를 풍기며 방으로 들어왔다. 그에게서는 어젯밤 그녀와 함께 찬물에 몸을 적셨던 당황스러움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저 지금은 고귀하고 도도한 기씨 가문의 총재일 뿐이었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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