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장
잠들기 전의 상황을 떠올리자 머릿속의 그림이 마침내 선명해졌다. 갑자기 나타나 제 때 그녀를 살린 것은 바로 기모진이었다.
그는 그 때 매우 긴장한 채로 그녀를 껴안고 진정시켜주었다. 그에게서 느낀 안정감으로 인해 그녀는 그에게 밀착했다…….”
소만리의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 리듬은 이전에 느껴본 듯한 익숙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두 주먹을 쥐었다.
‘설마 내가 어떻게 그 인간 때문에 설렌다고? 난 그가 싫다고!’
그가 직접 나를 조금씩 나락으로 밀어 넣었을 때, 내 사랑은 이미 죽어버린 마음과 함께 산산조각 나버렸다.
물에 빠져본 사람은 다시는 바다를 사랑할 수 없다.
하지만, 날 숨막히게 했던 그 고통들은 꼭 되갚아 주겠어.
사화정이 소만영의 병실 입구로 막 돌아왔을 때, 마침 기모진도 병실 앞에 도착했다.
그가 온 것을 보고 사화정은 자신의 말에 기모진이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
“결국 만영이가 걱정되긴 했나 보지?”
사화정의 말투는 차가웠다.
"모진아, 우리 만영이 정말 가엾어.. 네 놈들에게 번갈아 당했다니……. 그 놈들이 우리 만영이를 망쳐놓았어… 모진이 네가 꼭 옆에 있어주고 잘 다독여 줘.
애처로운 얼굴로 눈물을 훔치는 전예의 모습은 더없이 슬퍼 보였다.
기모진은 미간을 잡고 차가운 눈빛으로 전예를 보았다.
전예는 시치미를 뚝 떼고 눈물을 흘리다가, 갑자기 기모진의 눈빛을 보자 놀라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병실에서 계속 만영이를 돌보고 계신 거 아닙니까? 만영이가 어째서 서곽에 있는 폐지 공장에 나타난 겁니까?”
"내…내가 물을 받으러 잠시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니까 만영이가 없어진 거야!”
전예는 변명을 위해 입을 열었다.
"만영이는 다리가 부러졌지 않습니까? 갑자기 걸어 나갔다는 말씀입니까?"
"그…그게 만영이를 누군가 납치해서 데려간 거야! 내 생각엔 분명 그 천미랍인가 뭐신가 하는 계집애가 만영이를 잡아오라고 한 게 틀림없어!"
기모진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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