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7장
소만리가 그 말을 내뱉고 나서 주변의 공기는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오로지 옥상에 부는 가을바람이 얼굴 위를 스쳐 갈 뿐이었다. 사화정은 갑자기 안색을 바꾸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만리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뭐, 뭐라고? 방금 뭐라고 했어!”
모현 역시 큰 걸음으로 사화정의 옆에 걸어가서 똑같이 추궁하는 눈빛으로 소만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내 딸은 여기 잘 살아있는데 3년 전에 죽었다고 저주를 하다니!”
소만리는 냉소를 흘리며 사화정의 손을 놓아줬다.
“당신 딸 저주한 거 아니에요. 사실을 얘기한 것뿐이지.”
그녀는 차분히 말하면서 전예를 가리켰다.
“저 여자가 얘기하는 걸 제가 직접 들은 거거든요. 당신들 친딸은 이미 3년 전에 죽었다고.”
“뭐라고?”
사화정과 모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빛을 주고받더니 전예를 바라보았다.
“헛소리예요!”
전예는 얼른 부인했다. 솔직히 당황해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모현 씨, 사화정 씨. 절대 저 여자 말에 속아 넘어가지 마세요. 전 그런 얘기 한 적 없어요.”
“천미랍, 도대체 무슨 목적이 있길래 날 키워주신 엄마를 모함하는 거야? 너 설마 내가 우리 엄마 아빠 친딸이 아니란 얘길 하고 싶어서 그래? 그래서 내가 죽는 꼴을 보고 싶단 거지?”
소만영은 격분해서 말했고, 전예는 초조한 듯 말하면서 그녀의 연기에 어울려주었다.
“만영아, 일단 화내지 말고, 거기서 내려와. 너한테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너희 엄마 아빠가 얼마나 속상하겠니.”
사화정과 모현은 그 말에 다시 걱정스러운 듯 시선을 소만영에게로 옮겼다. 그러나 소만영은 실망한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 저 여자가 한 말 믿는 거야? 내가 정말 엄마, 아빠 친딸이 아니란 말을? 그럼 이젠 내가 죽든 살든 상관없겠네. 그래, 그래…”
그녀는 미련 없다는 듯이 쓰게 웃어 보였다.
“모진이도 나한테 관심 없고 엄마, 아빠도 이젠 나 신경 안 쓰는데, 내가 더 살아서 뭐 해…”
소만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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