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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7장

나다희가 이렇게 충동적으로 나올 줄 몰랐던 예선은 얼른 뒤돌아서서 그녀를 붙잡았다. “다희 씨, 가지 말아요.” 예선이 자신을 막아서자 나다희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못 가게 해요? 저렇게 양가가 서로 결탁해서 언니 남자친구를 속이고 언니를 험담하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요?”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는가? 예선은 멍하니 서서 과거에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를 떠올렸다. 그녀 자신도 항상 이렇게 직설적이고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성격이었다. 예전에 기모진이 소만리를 힘들게 했을 때도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고 소만리를 대신해 따지고 야단을 쳤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되었을까. 예선은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피식 나왔다. 소군연을 사랑한 후로 자신의 날카로운 발톱들은 다 온데간데없어진 것이다. 소군연과의 사랑을 위해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걸음씩 양보하고 타협했던 것이었다. 소 씨 집안사람들이 자신을 업신여긴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매번 웃는 낯으로 그들을 대했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두 사람의 감정은 결국 두 사람만의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나아가 두 집안 사이의 일이기 때문이다. “예선 언니, 지금 무슨 생각해요?” 예선이 멍한 얼굴을 하고 있자 나다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자신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예선을 난처하게 만든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고 결국 나다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미안해하며 사과했다. “예선 언니, 난 언니를 난처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언니가 너무 억울한 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너무 흥분했어요.” “나도 다희 씨가 날 위해 그런 거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이 일은 우선 조금 생각해 봐요.” “생각해 보는 거 좋아요. 하지만 우선은 적어도 남자친구한테는 알려야 하잖아요. 이 약혼식은 절대 거행되어서는 안 돼요! 한번 코가 꿰어 버리면 뒷일이 너무 번거로워져요.” 나다희가 심각한 얼굴로 예선을 타일렀다. 예선은 나다희의 말도 어느 정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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