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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0장

”비록 일이 이렇게 되긴 했지만 예선 언니는 어차피 내 선배니까 많이 배워 볼게요.” 반지수는 매우 겸손하게 말하고는 예선의 컴퓨터 모니터에 눈을 돌렸다. “예선 언니, 이 디자인 시안 삭제하시게요?” 예선은 고개를 돌려 디자인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이 디자인 건은 이미 당신한테 넘어간 건데 나한테 있어 봐야 아무 소용 없잖아요.” 예선은 말을 마치면서 문서를 깔끔하게 삭제했다. 옆에 있던 동료는 예선이 삭제를 하자 아쉬워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반지수의 눈에는 미묘한 빛이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일을 시작했다. 예선도 더 이상 이 디자인 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소군연이 준비해 준 아침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시간은 흘러 퇴근할 무렵이 되었고 예선과 동료 몇 명은 퇴근 준비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반지수도 예선과 그 동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지만 동료들과 말을 섞지는 않았다. 회사 밖으로 나오자마자 예선은 어디선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를 들었다. “예선.” 소군연이 그녀를 불렀고 같이 나오던 동료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소군연을 쳐다보았다. 마주 오는 소군연을 보고 모두들 놀라워하는 눈빛을 띠었다. 반지수의 얼굴에도 놀라움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와, 예선 씨. 남자 친구예요? 나 처음 봤네. 너무 멋있어요. 정말.” “만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같아요. 예선 씨 정말 대단하네요!” 예선은 소군연이 갑자기 자신을 데리러 올 줄은 몰랐는데다 동료들이 옆에서 놀라워하자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소군연은 예선에게 다가와 자연스럽게 손에 들고 있던 꽃을 그녀에게 안겨주고 예선의 동료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예선의 남자친구예요.” “어머, 안녕하세요. 예선 씨랑 너무 잘 어울려요.” 동료들이 신기한 듯 소군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맙습니다.” 소군연은 고맙다고 인사하며 예선의 손을 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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