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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8장

남연풍이 지금 전화를 받기 불편한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만리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점심 무렵 소만리는 마침내 남연풍에게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남연풍은 고승겸이 점심을 사러 나간 틈을 타서 겨우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또한 남연풍은 일부러 몸이 아프다고 꾀병을 부려 고승겸에게 약국에 가서 존재하지도 않는 약을 사 오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소만리는 곧장 호텔로 달려갔다. 소만리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호실로 가서 바로 벨을 눌렀고 남연풍은 소만리가 온 소리를 듣고 바로 문을 열려고 갔으나 역시나 문이 잠겨 아예 열리지 않았다. “고승겸이 밖에서 문을 잠갔나 봐요. 소만리, 문밖에 뭔가 걸려 있는 거 없는지 살펴보세요.” 소만리는 즉시 방문 좌우를 둘러보았고 손잡이에 뭔가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승겸은 남연풍이 기여온을 데리고 몰래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모로 공을 들인 것 같았다. 소만리는 재빨리 문고리에 묶인 끈을 풀었고 남연풍은 이내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소만리는 기여온의 귀엽고 작은 얼굴을 보았다. “엄마.” 소만리를 본 기여온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여온아.” 소만리는 손을 뻗어 작은 뺨을 어루만졌다. “소만리, 얼른 여온이를 데리고 가세요. 더 늦으면 고승겸이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챌 거예요. 아마 곧 돌아올 거예요.” 소만리는 기여온의 손을 잡았다. “당신도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요?” 남연풍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처음에는 나도 그를 떠나고 싶었어요. 떠나서 다시는 그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나를 데리고 F국에 온 이유가 날 치료하기 위해서라면 그런 생각을 단념하려고요.” 소만리는 남연풍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고승겸의 마음속에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고 그녀 또한 그를 향한 마음이 그와 다르지 않음을 소만리는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다. “소만리, 내 걱정은 말고 어서 가세요. 고승겸이 날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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