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3장
강자풍의 생각이 맞았다.
고승겸은 디저트 가게에서 강자풍이 눈치채지 못하는 틈을 타 기여온을 안고 달아난 것이었다.
CCTV 화면 속에서 휠체어를 탄 남연풍을 가리키며 강자풍은 말했다.
“이 여자가 전화한 것 같아요.”
소만리는 CCTV 화면을 보니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고승겸이 남연풍을 데리고 F국에 왔을 줄은 몰랐어.”
“남연풍?”
강자풍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이 여자 이름이 남연풍이야?”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CCTV 화면 속에서 자신의 귀염둥이 딸이 남연풍의 곁을 얌전하게 따라다니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그들이 10여 분 전에 떠난 것 같으니까 지금 가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소만리는 강자풍을 바라보며 말했다.
“넌 이곳에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 일대 CCTV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거잖아.”
강자풍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강자풍에게 들리는 것은 이 일대 도로의 CCTV가 노후되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좋지 않은 소식뿐이었다.
소만리와 강자풍은 허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소만리는 강자풍과 뭔가 상의하고 싶어서 다가갔으나 강자풍은 몸을 돌려 얼른 걸음을 옮겼다.
소만리는 급히 그를 따라갔다.
“어딜 가려는 거야?”
“당연히 여온이를 찾으러 가는 거지.”
“여온이가 어디 갔는지 알아?”
“그들이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주변 도로라도 따라가 보려고. 뭔가 단서를 찾을지도 모르잖아.”
강자풍은 아파트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만리는 강자풍의 다급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기여온을 찾을 확률이 정말 희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대는 고승겸이었다. 그는 그렇게 쉽게 추적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강자풍, 네가 여온이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당분간은 여온이가 위험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
소만리는 기여온의 안위에 대해 긍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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