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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장

전화가 두 번이나 갑자기 끊기자 그는 기여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어지러운 마음을 안은 채 속도를 내며 차를 몰았다. 그가 여온의 안위에 온통 신경을 쏟은 사이 정체 모를 차량이 조용히 그의 뒤를 밟고 있었고 그는 꿈에도 눈치채지 못했다. 약 20분 후 강자풍은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소탈하고 무난하게 지어진 아파트는 교외의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일부 구간의 CCTV는 이미 오래전에 노후화되어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그는 바로 남연풍이 말한 주소로 달려가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여온아, 여온이 안에 있니? 오빠야, 자풍이 오빠 왔어!” 강자풍은 자신의 이름을 외쳐 보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다급해진 강자풍이 문을 더 세게 두드리니 문이 저절로 들썩거렸다. 아파트 문은 잠기지 않았던 것이다. 강자풍은 문을 홱 밀어젖혔고 지체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여온아!” 그는 기여온의 이름을 부르며 방 안을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결국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여온아.” 강자풍은 실망한 듯 눈을 내리깔았는데 갑자기 문 쪽에서 황급히 사람 그림자가 뛰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소, 소만리?” 헐레벌떡 달려오는 소만리를 보고 강자풍은 깜짝 놀랐고 이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소만리는 강자풍에게 뭐라고 하지 않고 방금 강자풍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방 저 방 찾아다녔다. 뭔가 희망을 갖고 기대했던 그녀의 눈빛이 점차 빛을 잃어 갔다. “소만리, 계속 날 따라왔던 거야?” 강자풍은 그제야 깨닫고는 소만리에게 물었고 그녀는 잠자코 심호흡을 한 후 고개를 돌렸다. “그래, 계속 따라다녔어.” 소만리는 당당하게 대답하며 의혹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강자풍을 바라보고 물었다. “너 여기 왜 왔어? 여기 여온이가 있었던 거 맞지? 그렇지?” 강자풍은 눈썹을 찌푸렸다. “여기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뭐 여기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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