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장
고승겸의 행동에 동정 따위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 그의 행동은 야만적이기까지 했다.
기여온은 몸이 밀린 채 당황한 표정으로 고승겸을 바라보았다.
고승겸은 여온을 째려보며 말했다.
“뭘 봐, 응? 말도 못 하는데 귀에도 문제가 있는 거야? 내가 네 몫은 없다고 말했잖아, 못 알아듣겠어?”
“고승겸.”
남연풍은 이런 고승겸의 태도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고승겸, 당신 지금 미쳤어? 어떻게 어른이 되어서는 몇 살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를 괴롭힐 수가 있어?”
남연풍의 질책에도 고승겸은 대수롭지 않은 듯 웃었다.
“누가 소만리와 기모진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래? 날 탓할 문제가 아니야.”
그는 시큰둥하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남연풍의 휠체어를 밀고 다이닝으로 향했다.
기여온은 소파에 홀로 앉아 고승겸과 남연풍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기여온은 손을 들어 홀쭉한 아랫배를 만져 보았다.
배가 좀 고프긴 했다.
평소 이맘때 같았으면 강자풍과 함께 밥을 먹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굶을 수밖에 없다.
기여온은 닭똥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고 잠자코 생각해 보았다.
이 남자는 누구일까?
왜 날 여기로 데려왔을까?
이 사람들은 아마도 내 부모님을 아는 것 같다.
기여온의 작은 머리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녀는 쓸쓸하게 눈을 내리깔았다.
엄마, 아빠.
여온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가 보고 싶었다.
한편 남연풍은 밥맛이 없어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기계적으로 밥을 입에 밀어놓고 있는 고승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수저를 들고 고기와 반찬을 집어 들고 휠체어를 돌렸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고승겸이 그녀에게 소리쳤다.
“내가 말했지. 저 아이 몫은 없다고.”
남연풍은 휠체어를 잠시 멈추었지만 고승겸에게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었지만 난 저 어린아이를 괴롭힐 수 없어.”
“괴롭혀? 뭘 내가 괴롭힌다는 거야? 한두 끼 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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