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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장

”이분은...” 소만리는 호정을 보며 남자에게 소개했다. “이분은 오늘 처음 저를 따라 향수를 배우려고...” “소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호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기 사장님 사람입니다.” “...” 소씨 성을 가진 남자는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소만리는 호정이 일부러 이런 말을 한 것임을 알고 있었고 이미 이 고객이 오해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호정의 말을 정정해 주었다. “이 아가씨는 나한테 향수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업무상 필요 때문에 지금은 기 씨 집안에서 살고 있구요. 그러니 기 씨 집안 손님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자 고객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그런 거군요.” “네.” 소만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호정은 불만스러운 눈으로 소만리를 노려보았다. 호정은 기모진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소만리의 예리한 말주변 때문에 그 의도가 사장되고 말았다. 호정은 소만리의 날카로운 이런 눈빛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눈빛은 한겨울 살을 에는 듯한 추위처럼 순식간에 상대를 압도했다. 호정은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용기가 없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입을 오므리고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마냥 소만리 곁에 앉았다. 소만리는 소씨 성을 가진 고객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한 시간 동안 고객은 향수를 시향했고 향수가 마음에 흡족한 듯 주문량을 더 늘리겠다고 했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기다린 만큼 가치가 있었다며 소만리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호정은 옆에서 지켜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 계약은 곧 파기될 것이고 그때 그 책임은 오로지 소만리가 지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오후에 소만리가 저장해 놓은 데이터를 그녀가 완전히 조작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 데이터대로 향수를 생산하게 된다면 처음 시향한 향수과는 완전히 다른 향이 생산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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