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5장
남연풍의 말에 소만리는 대답은 하지 않고 옷장 쪽으로 다가가 깨끗한 옷 한 벌을 꺼냈다.
“지금 이런 초췌한 모습 당신 분명히 받아들이기 힘들 텐데, 우선 먼저 샤워부터 해요.”
소만리는 옷가지를 침대 끝에 살짝 놓았다.
“지금 열이 좀 나던데, 여기 약상자 있어요. 뭘 먹어야 할지는 누구보다 잘 아실 테고.”
남연풍은 소만리가 하는 말이 왠지 의심스러워 경계하는 눈빛으로 잠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소만리, 그게 무슨 뜻이죠? 원수에게 은덕이라도 베풀려는 거예요?”
소만리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그렇게 위대하지도 자비롭지도 않아요. 다만 우리는 결국 같은 배를 탄 사람이라는 거죠. 결국 내가 완전히 나으려면 당신한테 의지해야 하지 않겠어요?”
남연풍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옅은 미소를 띠고 있는 소만리를 보며 깊은 상념에 빠졌다.
비록 소만리가 지금 하는 말에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남연풍은 뭔가 께름직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는 지금 여기에 갇혀 있어서 해독제를 개발할 방법도 없었다.
따라서 소만리를 치료해 줄 수 있는 방법도 없거니와 회복과 완쾌는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
“남연풍,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요. 하지만 안심해도 돼요. 내 남편 말이 맞아요. 난 당신이랑 달라요. 당신은 다른 사람을 해칠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난 그럴 수 없어요. 그러니 당신은 지금 샤워를 하고 편하게 자도 돼요.”
남연풍은 이 말을 들으며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자신의 몸을 한번 쓱 훑어보고는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소만리의 말대로 샤워를 하기로 했다.
“그래, 당신 말대로 지금은 샤워부터 하고 좀 쉬어야겠어요.”
남연풍은 몸을 일으켜 침대 끝에 놓인 옷가지를 챙겨 들고 돌아서서 방 안에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소만리는 몇 초 동안 욕실 쪽을 바라보다가 방문을 열었다.
기모진은 소만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남연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 긴장한 빛이 기모진의 얼굴이 스쳤지만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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