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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장

”내가 있는 곳으로 이사 와서 같이 산다구요?” 초요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남사택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내가 협박을 당해 그렇게 끌려가는 걸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선배가 날 보호하려는 거예요?” 남사택은 부인하지 않고 가만히 초요를 바라보았다. “난 당신이 더 이상 그런 공포에 떠는 걸 볼 수 없어. 그들이 또 당신한테 접근해서 어떻게 한다고 해도 그때는 내가 적어도 당신 곁에서 지켜줄 수 있으니까.” 남사택의 말에 초요는 깊은 감동을 받았지만 남사택도 초요도 이런 감동이 사랑의 감정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 남사택과 초요가 떠난 후 기모진은 줄곧 병실에 앉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여자를 지키고 있었다. 한 사람은 사랑하는 아내이고 다른 한 사람은 평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두 사람을 그는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 했던 것이다. 그는 손을 들어 소만리의 뺨을 어루만졌다. 잠든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는 도무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마지막 단계에 독소가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생각만 해도 기모진의 마음이 타들어갔다. “소만리, 나 어떻게 해야 해. 어떻게 해야 모든 게 다 잘 해결될까.”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손에 입을 맞추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무기력한 적이 없었다. 이번 문제는 그가 통제하고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 같았다. 그 독소를 다루는 일은 일종의 전문 분야이고 그가 지금 연구를 시작한다고 해도 늦을 것이다. 그가 지금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남사택뿐이었고 남사택이 상대할 남연풍은 뼛속까지 미친 여자였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사상이나 주관 같은 것은 없고 무엇이든 고승겸의 말에 따를 뿐이었다. 기모진은 하룻밤을 그렇게 보내었고 소만리는 다음날 새벽에 깨어났다. 소만리의 안색이 더없이 초췌한 걸 보고 기모진은 어젯밤 소만리가 얼마나 독소로 괴로웠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만리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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