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장
”소만리.”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미끄러져 들어왔다.
소만리는 수려하고 아름다운 눈매를 천천히 들어 올리며 눈앞의 거울 속에 비친 기모진의 정겨운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소만리.”
기모진은 소만리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따뜻한 손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꼭 쥐었다.
“소만리, 당신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거야? 왜 고승겸 곁에 있어?”
소만리는 눈을 내리깔고 눈동자를 흘기며 기모진이 자신의 손을 놓지 않고 꽉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차가운 시선을 가득 담은 채 기대로 가득 찬 기모진의 눈을 바라보았다.
“승겸의 곁에 머물지 않으면 설마 내가 당신 곁으로 가기라도 할까 봐?”
소만리는 냉소적으로 되물으며 기모진의 손을 뿌리쳤다.
“내가 애초에 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이랑 결혼했을까? 기모진, 우린 이미 이혼했어. 경고하겠는데 다시는 날 귀찮게 하지 마.”
소만리의 말을 들은 기모진은 자신의 마음이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산산조각 나는 느낌이 들었다.
경고.
그녀는 그에게 다시는 귀찮게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어떻게 기모진 같은 남자와 결혼했는지를 되묻고 있었다.
기모진은 자신이 한때 소만리에게 부끄러운 짓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지금의 소만리가 절대 그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없다는 걸 더 잘 알고 있었다.
눈앞의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지금까지 그가 알고 있던 그녀와는 정반대의 언행을 하고 있었다.
설마 혹시 소만리가 아닌 건가?
기모진의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마저 떠올랐다.
설마 양이응인가?
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다.
그가 방금 그녀의 손목을 쥐었을 때 전해지는 온기만으로도 그는 눈앞의 그녀가 바로 그의 아내임을 완전히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소만리, 당신 어떻게 이렇게 변한 거야?
기모진은 온갖 생각들로 마음이 너무나 어지러웠다.
그런데 괴로워하던 그의 모습을 뒤로하고 소만리는 단호하게 그를 등지고 돌아섰다.
그녀의 옷차림으로 보아 소만리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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