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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8장

남사택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뭐라구요? 무슨 말이에요? 당신 누구야? 소만리는?” “내가 누군지 기억도 안 나? 남사택, 넌 정말 네 부모처럼 무정하구나.” 셜리는 빈정거리며 대꾸했다. 남사택은 여자의 말을 듣자마자 침묵에 빠졌고 몇 초가 지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당신이었군.” 그의 마음속에 짚이는 단 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한 말에 스스로도 적잖이 놀랐다. 놀랐다는 데에 모순이 느껴졌다. “그래, 나야.” 셜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남사택, 왠지 우리 곧 만날 것 같지 않아? 넌 별로 기대하지 않겠지만. 안 그래?” 남사택은 다시 침묵에 빠졌고 셜리가 한 말은 무시하고 화제를 돌렸다. “당신이 왜 소만리의 전화를 받아? 소만리는? 기모진은 지금 좀 어때?” 셜리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까 말했잖아. 그는 곧 죽을 거라고. 그의 아내가 슬퍼하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기모진이 그렇게 목숨이 위태로울 리가 없어!” 남사택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함부로 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이 말을 끝으로 남사택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점점 빛을 잃어가는 핸드폰 화면을 보며 셜리는 더욱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남사택, 네가 뭔데 날 함부로 하겠다 말겠다 지껄이는 거야? 죽은 지 이미 몇 년이나 지난 두 사람 때문에? 흥!” 셜리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침대 위로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던진 뒤 자신의 캐리어를 들고 성큼성큼 방을 나갔다. 방 문을 나가려다 말고 다시 캐비닛으로 다가온 셜리는 자신이 선물한 그 향수도 다시 가져갔다. 화장실 안. 소만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기모진의 곁에 함께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어느새 창밖에 어둠이 깔리고 있었고 기모진의 체온도 점차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소만리, 나 이제 안 아파.”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피곤함과 불안함이 뒤섞인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모진,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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