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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2장

이 말을 듣자 소만리는 표정이 확 달라졌고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당신은 나 안 볼 거야?” 그녀가 이렇게 신경을 쓰는 것을 보니 기모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응어리져 있던 쓰라린 아픔이 순간 훅 다가온 달콤함에 스르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기모진은 곧 자신이 너무했다고 느꼈다. 왜 그녀에게 이런 선택 문제를 내었는지. 분명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줄 알면서 말이다. “아니.” 기모진은 소만리를 안심시키려고 대답했다. “난 항상 당신 곁에 있을 거야.” 그는 미소를 지었고 그의 말에 소만리가 안심하고 그의 손을 놓아주자 그제야 돌아서서 근처 화장실로 가서 가발을 쓰고 렌즈를 착용했다. 늦여름 바닷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소만리는 혼자 차 옆에 서서 깊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먼 곳을 바라보던 그녀의 예쁜 눈동자에 보는 것만으로도 벌벌 떨리는 그림자가 비쳤다. 검은색 마스크와 캡 모자를 쓴 남자는 좁고 긴 눈망울을 드러내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이 눈을 바라보는 순간 소만리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걷히고 간신히 피어오른 눈동자 속 한 줄기 빛마저 흐트러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꽉 쥐게 되었고 더욱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모진.” 소만리가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무의식적으로 기모진이 방금 떠난 방향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소만리가 몸을 돌려 뛰려 하자 남자는 모자를 손으로 누른 채 속도를 높여 소만리를 향해 달려갔다. “소만리.” 악몽 같은 목소리가 소만리의 귀 뒤에서 울렸다. 소만리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고 발걸음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뒤에서 익숙한 발자국 소리가 다가오는 것을 들었고 온몸에 검은 기운이 가득 찬 그림자가 그녀의 주변을 감돌며 점차 그녀의 눈앞의 빛을 덮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모진이 화장실에서 막 나왔을 때 어떤 사람이 소만리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그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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