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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장

”모진이구나.” 기 할아버지의 말투는 여전히 경쾌하게 들렸고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계신 모양이었다. “어떻게 할아비한테 전화할 시간이 다 있었어? 소만리랑 애들 데리고 놀러 오지 않으련?” 기모진은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아내조차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했다. “할아버지,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기모진은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차분하게 말했다. 기 할아버지도 아무런 의심 없이 늘 그랬던 것처럼 온화하고 자상하게 말했다. “할아비한테 무슨 일을 묻고 싶은 거냐?” “경 씨 집안 말인데요.” 전화기 너머 할아버지가 이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 “경 씨 집안? 그 경도 4대 명문가 중 하나인 그 경 씨 집안 말이냐?” “예. 할아버지, 우리 집안이랑 그 경 씨 집안 사이에 무슨 사연 같은 거 있어요? 그 집안에서 15년 전에 돌아가신 그 어르신, 아는 분이세요?” 이 말이 떨어지자 할아버지는 확실히 당황하는 눈치였다. 기모진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할아버지?” “모진아, 먼저 말해보거라. 무슨 일이 생긴 게냐?” 할아버지가 되물었다. 즉답을 피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기모진은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그는 원래 할아버지에게 자신과 소만리에 대한 걱정을 더 이상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하루라도 빨리 모든 일을 파악하지 않으면 소만리가 경연의 손아귀에서 계속 괴롭힘을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소만리가 계속 경연의 통제 아래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기모진은 지금의 상황을 간단명료하게 할아버지께 설명을 드렸고 할아버지는 이를 다 들은 후 유달리 놀라워하며 말했다. “뭐? 그 어르신 손자가 소만리와 소만리 부모님을 잡아놓고 통제하고 있다고?” 그 어르신? 기모진은 방금 이 말이 경연의 할아버지를 지칭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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