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9장
소만리의 핑크빛 입술이 살짝 올라갔고 맑고 예쁜 눈동자에 훤칠하고 잘생긴 그의 모습이 비쳤다.
기모진은 한정수량 맞춤양복을 입고 검은색 셔츠에 와인색 넥타이를 매고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틀 전의 피폐하고 초췌한 모습에 비해 오늘 그의 컨디션은 매우 좋아 보였다.
어떠한 모욕적인 눈길에도 의연한 그의 단아한 자태는 온몸에 잠재되어 있던 매력을 아낌없이 자유자재로 발산하고 있었다.
그는 형 집행을 위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범죄자라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심판하려는 패기 있는 재판장 같았다.
경연은 이런 기모진의 모습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기모진의 현재 이미지가 아무리 좋아도 카리스마가 아무리 강렬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증거가 확실한 살인 사건에 대해 그가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
경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아무 표정 없는 기모진을 향해 비열하게 웃었다.
그는 마치 이미 승리를 거머쥔 것 같았다.
이 판결이 내려지면 기모진이라는 인물은 경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경도에서의 기 씨 집안 지위는 몰락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 씨 집안이 명실상부 경도 제일 명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의 이름이 드높이 알려지며 모두들 우러러볼 것이다.
다가올 눈부신 순간들을 생각하니 경연의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점점 퍼졌다.
소만리는 경연의 얼굴에서 환하게 퍼지는 미소를 바라보며 조용히 시선을 거두고 정면을 주시했다.
방청석도 이제 거의 꽉 찼을 즈음 판사가 입장하였고 정식 개정이 선언되었다.
기모진이 강연을 살해하고 탈옥한 두 가지 사건에 대해 심문이 시작되었다.
그 호텔 여종업원과 당시 복도를 지나던 젊은 커플이 모두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피고인석에 있던 기모진을 보며 여종업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발언을 했다.
“맞아요. 기모진이에요. 당시 제시간에 객실에 가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배달했는데 문을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피투성이가 된 여자가 누워 있었고 기모진 혼자 있었어요.”
젊은 커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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