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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장

소만리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를 보내려고 했다. “모진...” 소만리가 자신을 너무 걱정하다가 혹시나 위치가 드러날까 봐 기모진은 아예 그의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틀어막았다. 소만리는 이때 기모진이 자기에게 키스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를 밀어내려고 애를 썼지만 그는 있는 힘껏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굵은 빗방울이 두 사람에게 사정없이 쏟아졌고 소만리의 시선은 더욱 흐려져 눈조차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점차 그녀도 이 남자를 빨리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잊었고 기모진의 부드럽고 깊은 키스에 서서히 빠져들고 말았다. 기모진도 더 이상 소만리가 저항하지 않는 것을 느끼고 입술을 떼며 비에 젖은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소만리, 나랑 같이 가자, 응?” “응...”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미 거절할 만한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었다. 더구나 점점 나빠져가는 그의 안색을 보며 그녀의 가슴이 타들어갔다. 기모진은 흐뭇하게 입꼬리에 아치를 그리며 또 한 번 소만리의 입술에 격정적으로 키스한 후 지체 없이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옥상 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문 앞에 다다르자 갑자기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 경연이 검은 우산을 쓰고 한가롭게 가죽구두를 신고 걸어왔다. 어두운 빛에도 불구하고 경연의 얼굴에는 경박스럽고 야비한 웃음이 선명하게 배어 있는 것이 보였다. “역시 오셨군.” 경연은 기모진을 보면서 마치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 “그래, 이렇게 예쁜 아내가 나한테 돌아와서 섭섭하겠지.” 기모진은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겨 소만리를 자신의 등 뒤로 보호했고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게 경연을 노려보았다. “경연, 남자라면 당당히 나와 싸워. 소만리는 내 아내야. 나 말고는 아무도 그녀의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어.” 경연은 이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 “당신 아내가 먼저 찾아왔어. 자진해서 날 찾아왔다구.” “내 아내가 왜 당신을 찾아갔는지 잘 알잖아. 당신이 남사택과 결탁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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