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장
기모진은 해독제를 버리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해변으로 걸어갔다.
소만리는 온 힘을 다해 그를 끌어당기며 그에게 달려갔다.
“기모진, 난 당신 여자일 뿐만 아니라 당신 아내야! 내가 당신 아내라구! 알겠어?! 남편을 위해서 아내가 희생하는 게 어때서! 하나도 억울하지 않아!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그녀는 목이 쉬도록 있는 힘을 다해 그를 향해 소리쳤고 결국 힘이 빠져 호흡이 심하게 떨려서 낮은 목소리로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기모진은 붉게 물든 소만리의 눈을 바라보며 손가락 마디마디 힘을 주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모진, 당신이 기어이 해독제를 바다에 던져버리겠다면 내가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게 될 거야!”
“소만리!”
“당신이 해독제를 던지면 나도 바다에 뛰어들 거야!”
소만리의 눈빛이 강하게 기모진을 쏘아보았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눈에서 강인한 결심을 보았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이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에게 말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더 이상 숨길 방법이 없었다.
소만리는 자신의 감정이 너무 복받친 탓에 주변에 놀고 있던 관광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기모진의 얼굴이 너무 눈에 띄어서 소만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를 알아볼까 봐 걱정되었다.
“모진,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어디 다른 데 가서 얘기해.”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고 돌아섰다.
하지만 남자는 고집 센 아이처럼 소만리의 손을 놓고 혼자 걸어갔다.
고집스러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만리의 마음이 쓰라려왔다.
그때 강자풍이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어와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물었다.
소만리는 강자풍에게 호텔에 가지 말라고 했고 호텔에서 있었던 사실을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기모진을 뒤쫓았다.
“모진, 내가 당신을 속이고 경연을 만난 것 때문에 화난 거야?”
기모진은 눈앞에 눈시울이 붉어진 아름다운 눈을 바라보며 힘없이 눈을 내리깔았다.
“내가 당신의 지고지순한 희생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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