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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장

”경찰?” 소만리는 가슴이 불안하게 두근거렸고 즉시 기모진을 먼저 안에 숨게 했다. “딩동 딩동!” 초인종 소리가 계속 울렸고 소만리는 기모진의 행적이 발각될까 봐 걱정이 되었다. 주저 없이 바로 화장실로 들어간 소만리는 가발에 물을 적시고 샤워 가운을 대충 걸친 뒤 큰 수건을 집어 들고 샤워하고 머리를 닦는 시늉을 하며 방문을 열었다. “왜 이렇게 늦게 열어요?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요?” 젊은 경찰이 불만스러운 투로 질문했다. 소만리는 일부러 귀찮은 듯 머리를 숙인 채 자신의 모습을 감추며 나른하게 말했다. “경찰 아저씨. 샤워하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 뭐가 그리 급해서 이래요?” 경찰은 방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앞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해 이 층 객실은 전부 당분간 투숙이 불가능하니 당장 정리하고 나가요.” “그럼 어떡해요? 남자친구랑 방금 왔는데.” 소만리는 못마땅한 척 반박했다. 경찰은 귀찮은 듯이 말했다. “가라고 하면 그냥 어서 가요. 경찰 업무 방해하면 문책당하는 거 몰라요?” “알았어요. 그럼 옷 좀 갈아입고 바로 나갈게요.” 소만리는 일부러 불쾌한 듯 퉁명스럽게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자 소만리는 샤워 가운을 벗고 수건을 내려놓고는 기모진에게로 돌아갔다. 그녀는 단호하게 그의 손을 잡았다. “모진, 당신이 여기 남아서 단서를 찾으려고 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금 나가지 않으면 경찰들이 당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 기모진은 소만리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의견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 “소만리, 당신 말 들을게.” 그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미리 준비한 선글라스를 낀 채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고 한참 열애 중인 커플처럼 서로 착 붙어서 방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근처 객실을 뒤지던 경찰은 소만리와 기모진의 뒷모습을 보다가 당혹스러워하며 말했다. “아까 그 단발머리 여자 남자친구가 콘돔 사러 나갔잖아. 왜 또 나왔어?” 다른 동료도 이상하게 여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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