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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장

소만리는 손목의 아픔을 참으며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 “모진, 왜 그래? 나 소만리야.” 소만리. 이 세 글자는 기모진의 귀를 거쳐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눈에 있던 차가운 눈빛이 한순간에 흩어졌고 어둡던 눈동자도 맑아졌다. 그는 그제야 자신이 소만리의 손목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손을 얼른 떼고 어루만졌다. 소만리는 고개를 저었다. “모진, 아프지 않아. 그런데 모진, 당신 방금 왜 그렇게 반응한 거야? 사라진 반년 동안 당신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기모진은 잠자코 소만리의 말을 들으며 눈썹을 잔뜩 움츠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액셀을 밟고 운전을 계속했다. 지난 반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는 조용히 읊조리며 자문했다. 살아남기 위해, 그녀에게 돌아오기 위해 그는 남모를 대가를 무겁게 치렀다. 기 씨 집에 돌아왔을 때 시간은 아직 일렀고 기여온과 기란군은 길가 옆 노점에 앉아 열심히 놀고 있었다. 소만리는 기여온의 얼굴에 웃음이 이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하지만 그녀는 기모진이 또 기여온을 무시해 아이의 어린 마음에 생채기를 낼까 봐 기모진의 손을 잡아당겨 당부했다. “여온이 안아 줘. 다시는 애 힘들게 하지 말고.” 소만리가 막 말을 마치자 기여온이 마침 눈을 들어 그들을 보았다. 소만리 옆을 걷고 있는 기모진을 보고 여온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마치 사슴처럼 상처 입은 눈빛으로 주눅이 들어 기모진을 보고도 달려가지 못했다. 기여온은 마치 기모진이 접근하지 않는 이유를 주려는 듯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 그때 위청재가 어린 막내아들을 안고 나왔고 막내는 말똥말똥한 큰 눈을 깜빡이며 기모진을 향해 걸어갔다. 기모진 앞에 거의 다 왔을 때 막내아들은 중심을 잃고 넘어질 듯했다. 기모진은 이 모습을 보고 망설임 없이 얼른 손을 뻗어 아이를 안았다. 기여온은 이 광경을 보고 무거운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작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고 소만리는 곁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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