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9장
기모진은 아무 상관없는 듯 웃으며 말했다.
“당신 아이 이름이 뭔지 나와 무슨 상관이야?”
그는 무정한 말을 서슴없이 뱉으며 무심한 듯 얼굴을 돌렸다.
“소만리, 당신 남편이랑 잘 지내. 더 이상 나에 대한 환상 같은 거 갖지 말고. 내가 예전에 당신한테 설렌 적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야. 한때일 뿐이었다구.”
먼 곳을 응시하던 기모진의 시선은 어느새 부연 안개로 눈앞이 뒤덮였지만 어조는 여전히 조롱하는 투였다.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 난 정말 당신 다시 보고 싶지 않아.”
그는 서릿발보다 더 차가운 말을 내뱉고는 미련 없이 출발했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그도 이것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돌아서고 나니 정말로 이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만리는 그 자리에 서서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눈앞의 모든 것이 검게 물들어 적막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당신과 나, 분명 한때는 일생일대 약속도 했었고 몇 년을 돌고 돌아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결국 헤어지고 말았어. 기모진, 이제부터 이 생에서 우리 두 사람 다시는 만나지 말자.
...
병원.
강연이 응급실에 들어간 지 얼마되지 않아 나왔다.
비록 피는 흘렸지만 다행히 아기는 무사했다.
강연은 한가롭게 침대에 누워 얼마 전 기모진이 소만리를 대하는 말과 행동을 되새기며 속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소만리에 대한 기모진의 감정이 기본적으로 식었다는 것을 더욱 확신했다.
기모진은 따뜻한 우유를 들고 병실로 향했고 막 입구에 이르렀을 때 강연이 우쭐거리고 뽐내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기모진의 마음속에 소만리가 무겁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까 모진이 날 위해 소만리를 혼내줄 때 얼마나 패기 있고 멋있었는지. 네가 꼭 봤어야 하는 건데.”
“이 남자, 나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영원히 내 말 듣게 할 거야! 영원히 내 남자가 될 거라구!”
강연은 기쁨을 감추지 않고 한껏 자만하며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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