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무슨 생각 하시오?”
남궁진이 묻자마자 스스로 짐작이 갔다.
“둘째 형 일이오?”
조경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상합니다. 폐하께서 조사를 더는 하지 말라고 하시다니. 7황자님 쪽에서 뭔가 단서를 찾았고 그걸 폐하께 알려드린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대충 감이 오신 것 같아요. 폐하가 조사할 필요 없다고까지 말한 사람이라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닐 텐데.”
조경선이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걸 보고 남궁진은 결국 물었다.
“설마 누군가 일부러 단서를 흘린 거라고 의심하는 것이오?”
“네. 2황자님한테 든 독은 맹독이 아니었어요. 그냥 평범한 수준이라서 생명엔 지장이 없었고요. 상대가 정말 죽이려 했더라면 이런 수단은 안 썼을 겁니다. 사실 봉미초의 독성보다도 약한 수준이었어요.”
조경선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만약 진짜 어떤 물건을 떨어뜨린 거라면... 너무 허술한 거 아닌가요? 사람을 죽이러 오기 전에야 몸에 지닌 것들 몇 번이고 확인하는 게 기본 아닙니까?”
남궁진은 잠시 조용히 있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은 지켜보지.”
궁으로 돌아온 날, 서륭제는 란비의 이름을 불러 그녀의 처소를 찾았다.
얼마 전 궁 안에 재능 있는 여인이 들어와 서륭제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었는데 그 신인의 궁에 며칠이나 머물렀던 데다 다른 후궁들의 환심을 사느라 한동안 란비의 처소엔 발길을 끊은 상태였다.
서륭제가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른 건 거의 스무 날이 넘은 일이었다.
란비는 당연히 기뻐했고 일찌감치 작은 부엌에 지시를 내려 좋은 안주와 술을 준비해두고 서륭제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서륭제도 성의를 보여 해가 지기도 전인 저녁 무렵에 성부궁에 도착했다.
란비는 웃는 얼굴로 투정을 부렸다.
“폐하, 드디어 오셨어요. 이 궁에 폐하의 그림자도 비치지 않은 게 벌써 이십일이 넘었습니다. 저는 폐하께서 이곳엔 오시지 않으려는 줄로만 알았지 뭡니까.”
“허, 이건 뭐, 나를 탓하는 것이로구나.”
서륭제는 말하며 방 안을 두리번거리더니 말했다.
“그래도 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