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정승진의 분노
정승진은 말은 강수진에게 했지만 그 내용은 온통 고현우를 저격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복도에 있는 구경꾼들도 강수진이 고현우와 사귀는 중에 바람피웠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게 되었다.
고현우와 강수진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단순히 세 사람 문제로 끝날 상황이 정승진의 등장으로 완전히 다르게 바뀌어버렸다.
사실 고현우나 강수진이나 누구 하나 콕 집을 필요 없이 두 사람 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들이었다.
강수진은 아무리 패악질을 부려도 결국에는 외부인원이기에 실질적으로 그녀가 타격을 입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병원 직원들이 아무리 그녀를 깎아내려도 그녀는 들리지 않으니까.
그리고 고현우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현재 두 여자 사이에 놓였다고 해도 그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아까 확실히 전했거니와 그는 뭐가 됐든 이 병원의 부 교수였기에 그에게 대놓고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즉 이 상황에서 제일 피해를 보는 건 이가인이라는 뜻이었다. 그녀가 강수진과 고현우 사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고현우의 말로 증명이 됐지만 고현우와 현재까지도 여전히 연인 사이라는 오해는 풀리기는커녕 점점 더 확실시되어만 갔으니까. 게다가 그녀는 요 며칠 정승진과 미묘한 분위기였기에 그 일로도 그녀는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게 뻔했다.
그런데 그 불리하기만 했던 상황 속에 정승진이 등장했다. 그는 가장 먼저 고현우와 그녀가 정상적으로 연애하고 헤어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짚어주고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그녀를 여자친구라고 칭하며 그녀에게 향할만한 오해들을 전부 다 제거해버렸다.
강수진은 지금 이 상황이 무척이나 분했지만 정승진을 상대할 힘이 없어 그녀는 얼른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성큼성큼 사무실 문 쪽을 향해 걸었다.
그런데 그때 정승진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거기 서.”
이에 강수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발걸음을 우뚝 멈췄다.
“너와 고 교수 사이의 일에 아무런 관련도 없는 내 여자친구를 끌어들인 것도 모자라 내 여자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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