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내 여자친구
이가인은 누군가의 그림자가 점점 사무실 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마침 강수진이 또다시 큰 소리로 말을 내뱉은 그 순간 정승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현우, 네가 감히 남의 남자나 뺏는 저딴 년 때문에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이가인은 순간 강수진의 말부터 정정해야 할지, 고현우에게 다시 한번 제대로 똑바로 말하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승진의 반응부터 먼저 살펴야 할지 가늠이 서지 않았다.
분명히 그녀는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자꾸 마음이 찝찝하고 답답했다.
고현우는 안으로 들어온 정승진과 눈이 마주치고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승진은 과연 이가인이 자신과 연애도 하고 잤다는 걸 알고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가인에게 호감을 표시할 수 있을지 말이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정승진은 앞으로 걸어가 오직 이가인만 바라보며 물었다.
이에 이가인은 잠시 넋을 놨다가 빠르게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고 교수님의 전 여자친구분이 저와 고 교수님 사이가 정당하지 않은 남녀 사이였다고 오해하고 있어서 정정해주던 참이었습니다.”
정승진은 그 말에 고현우를 바라보았다.
“네 전 여자친구한테 제대로 설명 안 해줬어?”
고현우는 그의 얼굴에서 단 일말의 불쾌감도 찾아낼 수 없었다.
“가인이와 내 사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 때문에 잠깐 오해가 생겼지만 가인이는 단 한 번도 나와 강수진 사이에 개입한 적이 없어. 가인이와 나는 서로 사랑하고 잘 만나고 있어.”
문밖에 있던 구경꾼들은 그 말에 흥미진진한 얼굴로 귀를 더 쫑긋 세웠다.
이가인은 고현우의 말도 안 되는 말에 바로 반박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뭐라 하려는 그때 정승진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아 왔다.
정승진은 이가인의 손을 꼭 잡은 후 고현우를 향해 말했다.
“듣는 사람 오해하게끔 말을 하는 재주가 있네? 시간 순서를 정확해야지. ‘서로 사랑하고 잘 만나고 있어’ 가 아닌 ‘서로 사랑했지만 잘 만나고 있다가 헤어졌어’라고 말이야.”
정승진은 헤어졌다는 말을 특히 더 강조했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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