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장 어머님 몰래 내려와
정승진이 떠난 후 이가인은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했다. 침대 시트는 갑자기 갈았다가는 주연진의 의심을 살 것 같아 일단 젖은 부분을 말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침실에서 나와 아까 하다 만 설거짓거리도 다 깨끗하게 처리하고 물기까지 닦아냈다.
그렇게 일을 전부 마치고 의자에 앉아 드디어 쉬려는데 정승진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님은 돌아오셨어?”
“왜?”
“설거짓거리 아직 남지 않았지? 올라가서 도와줄까?”
이가인은 심장이 사르르 녹는 것이 느껴졌다.
정승진는 손에 물 한 방울 묻혀본 적 없을 것처럼 생겨서는 꽤 설거지도 잘하고 청소도 잘했다.
이가인은 정사를 마친 뒤에 여자를 씻겨주는 남자는 봤어도 집안일까지 도와주는 남자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방금 막 끝냈어.”
“어머님 아직 안 돌아오셨나 보네? 지금 바로 올라...”
“안 돼.”
이가인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정승진은 바로 말을 바꿨다.
“그럼 네가 내려와.”
“싫어. 뭐 재밌는 거 있다고.”
“왜 없어? 내가 있잖아.”
“재미없어.”
이가인의 거절에도 정승진은 굴하지 않았다.
“피곤하다며. 내가 마사지해줄게.”
“됐으니까 자기나 해. 늦었어.”
“9시 뉴스도 아직 못 봤는데 뭐가 늦었다고 그래.”
정승진은 이가인이 뭐라 할 틈도 주지 않고 다시 한번 말을 내뱉었다.
“걱정하지 마. 오늘은 더 이상 너 괴롭힐 생각 없으니까.”
이가인은 정승진의 말에 다시금 심장이 뛰는 자신에게 환멸이 다 났다.
“너 안 내려오면 내가 올라간다?”
“...옷 입고 나와.”
“뭐 하게?”
“너 팔러 가게.”
5분 후, 현관문을 열어젖힌 이가인은 문 바로 앞에 서 있는 정승진 때문에 깜짝 놀라 몸을 움찔 떨었다.
“깜짝이... 읍!”
정승진은 그녀가 입을 벌린 틈을 타 귤을 입에 넣어주었다.
이가인은 지금 귤만 보면 심장이 쿵쿵 뛰고 얼굴이 다 화끈해 났다. 하지만 그래서 싫으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더 붙어있고 싶은 쪽이었다.
정승진은 어디로 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