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장 항상 이런 식이야
버스 안에서 이가인은 정승진의 카카오톡에 답장하지 않았고 집에 도착해서 안부 문자를 남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 십여 분 얘기를 나눴고, 집에 도착해서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부재중 전화가 십여 통이나 와 있었다.
주여진은 주방에서 음식을 하고 있었고 이가인은 인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방문을 닫자마자 휴대폰 화면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가인은 얼른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집에 들어왔어.”
이가인은 정승진이 당연히 왜 이렇게 늦었는지 물을 줄 알았지만 예상 밖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들어갔으면 됐어. 일찍 쉬어.”
그리고 이가인이 정승진의 말투를 눈치채기도 전에 계속 말했다.
“끊을게.”
이가인은 정승진이 화가 났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가인 역시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이가인은 저녁 식사를 할 때도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었고 휴대폰이 울려도 바로 보지 못하고 몇 번 더 울리고 나서야 담담한 척 휴대폰을 확인했다.
하지만 도착한 건 카카오톡이 아니라 문자 메시지였고 정승진이 아니라 차민환이었다.
[누나, 뭐해요?]
[누나, 내일 시간 되면 같이 식사할 수 있을까요?]
[누나, 보고 싶어요.]
이가인은 무표정으로 차민환의 문자를 확인하더니 다시 무음 상태로 변경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누구니?”
“스팸이에요.”
“엄마도 요즘 따라 이상한 스팸 문자가 많이 오는 것 같아.”
그러자 이가인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엄마, 저한테 뭐 숨기는 거 있는 건 아니죠?”
“너희 병원에 사고가 난 후부터 검진을 받으러 가도 안전 검사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더구나. 몸에 흉기나 위험한 물건들을 지니고 병원 안으로 들어갈까 봐 말이야.”
주연진의 말에 이가인은 다시 정승진 생각이 났고 아까까지만 해도 괜찮던 기분이 순간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이가인은 여전히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끝까지 정승진의 문자는 오지 않았고 오히려 차민환의 문자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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