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뜻대로 움직여주지는 않을 거다
이가인도 정승진이 질투를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그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이가인이 정말 차민환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이가인은 담담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되물었다.
“방해가 된다고 하면 떠날 거야?”
“내가 떠나는 게 너를 기쁘게 하는 길인 거야?”
궁지에 몰린 이가인은 체념한 듯 말했다.
“기쁠 뿐이겠어? 아주 감사할 지경이지.”
“좋아.”
정승진의 말에 이가인의 가슴이 찌릿하고 아파졌다.
이가인은 정승진이 전처럼 무척이나 화를 낼 줄 알았는데 그의 얼굴에서는 전혀 분노나 불쾌함이 보이지 않았다.
이가인은 시선을 돌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식사를 도왔다. 정승진 역시 아무 말 하지 않았고 병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이가인은 왠지 모르게 이런 상황과 분위기에 안절부절못했다. 고요한 정적에 어색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이 모든 게 정승진의 덫이라는 걸 눈치챈 그녀는 끝까지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나는 잘못한 거 없어.’
‘우리는 지금 무슨 사이지?’
‘왜 승진이가 이런 일로 나를 추궁하고 몰아세우는 건데?’
‘나는 전혀 승진이한테 이 상황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없어!’
‘내가 민환 씨를 좋아하면 뭐? 키도 크고, 잘생기고, 거기다 다정하고, 목소리도 좋고, 무엇보다 승진이보다 6살이나 어리잖아!’
차민환을 떠올리면 이가인은 그의 장점이나 빛나는 점들을 몇 개나 얘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장점들을 하나씩 되새기고 나니 더욱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멋진 사람은 누구나 한눈에 반할만한 사람인데, 왜 자신은 그에게 아무런 느낌이 없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가인의 시선은 최대한 정승진의 눈을 보지 않고 아무 감정 없는 기계처럼 그의 입에 숟가락을 건네는 동작을 반복할 뿐이었다.
역시 대화를 하지 않으니 식사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정승진이 먼저 말했다.
“이제 배불러.”
정승진의 말에 이가인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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