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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장 수상하다

이모부 덕분에 이가인이 집으로 돌아오자 주연진은 그녀에게 과 교수님들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한 것인지, 아니면 병원 임원진들과 같이 저녁 식사한 것인지, 무슨 이유로 같이 식사한 것인지 꼬치꼬치 묻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가인이 대답했다. “과 교수님 한 분이 정의로운 마음에 사람을 돕다가 그만 다치고 말았어요. 그래서 제가 보살펴드리고 있어요.” “맞아. 마침 오후에 그 영상을 봤어.” 주연진의 말에 이가인은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설마 승진이를 알아본 건 아니겠지?’ 그때 주연진이 계속 말했다.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데 현장 상황을 보니 피를 많이 흘린 것 같았어.” 얼굴을 보지 못했다는 말에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전에, 이가인은 피를 많이 흘린 정승진을 떠올리니 다시 그가 걱정되었다. 오늘 오전에 정영훈과 장윤주에게 붙잡혀 질문을 받았을 때를 제외하면 이가인은 온종일 정승진을 보지 못했다. 이가인은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도무지 잠이 들지 못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정승진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손이 아프지는 않을까, 그 손으로 어떻게 씻고 화장실은 어떻게 갈까, 내일 붕대를 다시 바꿔줘야겠다 같은 생각 말이다. 장윤주는 아침 여덟 시 비행기라 여섯 시 전에 공항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이가인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정승진에게 줄 아침을 챙겨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 문을 열자 정승진은 침대에 기대앉아 머리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고 이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좋은 아침.” 이가인의 얼굴을 본 정승진의 입꼬리는 미묘하게 올라가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이가인은 그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챙겨온 아침을 테이블 위에 놓고 이가인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씻고 밥 먹어.” 그러자 정승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씻었어.” 이가인은 자기도 모르게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어떻게?” “조금 큰 장갑을 사다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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