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장 모전자전
이가인은 퇴근하기 전 미리 주연진에게 오늘 저녁은 친구와 약속이 있어 저녁을 먹은 뒤에 들어가겠다며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퇴근하자마자 곧바로 가방을 챙기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녀는 고른 음식점은 병원으로부터 5km나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이었다. 혹여 근처로 예약했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안 되니까.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아는 얼굴들이 한가득 널려있었다.
둘째 이모와 그녀의 가족부터 시작해 셋째 이모와 그녀의 가족, 그리고 두 이모부의 오랜 친척들까지 20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이가인은 눈이 마주치자마자 쉴 틈 없이 이름을 불러내는 그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그저 간단히 인사를 건넸다.
“여기서 이렇게 다 보게 되네요...”
“그러게 말이야. 너희 엄마가 너 요즘 바쁘다고 외식할 시간도 없다는 거들었어. 오후에 전화했을 때 너 먹인다고 음식 준비하는 것 같던데? 따로 약속이 있어서 나온 거야?”
둘째 이모가 말을 걸어왔다.
“네,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요. 퇴근하기 전에 엄마한테 전화했어요. 갑자기 약속이 잡혀서 혼자 드시라고.”
셋째 이모는 이가인과 정승진의 부모님이 일행일 거라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한 채 눈을 반짝이며 큰소리로 물었다.
“내가 전에 너한테 남자친구 소개해주려고 했을 때 너희 엄마가 너랑 한창 연락 중인 남자가 있다고 하던데 그 남자랑은 어떻게 됐어? 잘 되고 있어?”
이가인은 그 말에 뻣뻣하게 몸이 굳어버렸고 속으로 제발 그들이 이모의 말을 듣지 못했기를 바랐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건지, 장윤주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 얼굴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친척들과 천천히 얘기하다 와요. 우리 먼저 올라가 있을게요.”
이가인은 그 말에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두 분은 저쪽으로 올라가시면 돼요.”
둘째 이모는 우아한 자태로 떠나는 부부를 빤히 바라보다 이내 이가인의 곁으로 바짝 다가와 신기한 듯 물었다.
“누구셔?”
“친구요.”
친구란 말에 셋째 이모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연세가 꽤 있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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