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장 내가 좋아서 네 곁에 있는 거야
병원 윗분들의 압박에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정승진이 이번 일로 홧김에 병원을 떠나면 어쩌나 줄곧 안절부절못했던 채현민은 이제야 어깨가 펴지고 세상이 다시 아름답게 보였다.
정승진이 유성시에 아주 눌러살겠다는 소식을 두 번째로 전해 들은 사람은 다름 아닌 이가인이었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엄지까지 치켜드는 채현민을 눈앞에 두고도 더 이상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가인 씨, 지금부터는 오직 우리 정 교수 돌보는 일에만 집중해요. 일은 다른 간호사분들한테 다 넘기고요. 알겠죠?”
“교수님, 그렇게 되면...”
“가인 씨는 지금 우리 과 전체를 대표해서 중요한 임무를 맡은 거예요. 아니, 우리 삼진 병원 전체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가인 씨 고생한 건 내가 언젠가 꼭 두 배로 갚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채현민은 시간을 한번 확인하더니 계속해서 자기 할 말을 늘어놓았다.
“벌써 12시가 거의 다 돼가네. 이럴 게 아니라 얼른 정 교수한테 가서 점심으로 어떤 메뉴를 먹고 싶은지 물어봐요. 아, 정 교수한테 드는 비용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안심하고 써요. 그리고 앞으로는 가인 씨도 정 교수랑 하루 세끼 함께 먹는 거로 해요.”
이가인은 그 말에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럴 필요까지는...”
“어차피 먹어야 할 밥인데 기왕이면 둘이 같이 먹으면 좋잖아요. 영양 밸런스 잘 고려해서 맛있는 거 마음껏 먹어요. 그럼 수고해요. 난 가인 씨만 믿어요.”
채현민은 이가인의 말은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 그대로 정승진의 병실 안으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
채현민이 설치하고 간 태블릿으로 한창 영상을 시청하던 정승진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스르르 돌렸다. 그러고는 곧바로 얼굴이 잔뜩 찌푸려져 있는 이가인과 눈이 마주쳤다.
“왜 그래?”
정승진의 질문에 이가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화를 냈다.
“너 미쳤어? 여기서 아예 살겠다는 소리는 대체 왜 한 거야?”
하지만 정승진은 별거 아니라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했다.
“네가 여기 계속 있겠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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