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강도현의 여자 친구로 언급될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경서의 사촌 누나인 이시연이 퍼뜨렸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울지마.”
장하준은 답답하듯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알아볼 테니까 친구 잘 지키고 있어. 강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너도 잘 알잖아. 여자 관련해서 그 어떤 구설수도 없었는데 이런 소문이 돈다는 건 돌이킬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뜻이기도 해. 그러니까 친구한테 포기하는 게 좋을 거라고 얘기해줘.”
핸드폰 너머로 아무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나는 말없이 장하준을 바라봤다.
장하준 역시 의아해하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아마도 장하준의 말이 송지우를 불쾌하게 한 것 같다.
곧이어 장하준과 눈이 마주쳤고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서류를 정리했다.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끊을게. 집에 가서 얘기하자.”
장하준은 전화를 끊자마자 나를 바라봤다.
나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서류를 정리한 후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장미애는 나와 장하준을 번갈아 보다가 입을 열었다.
“두 사람 위에서 뭐 했어요? 꽤 오래 있던데.”
“아린 씨랑 같이 기록실 서류들을 정리했어요.”
장하준은 뻔뻔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장미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드러냈다.
“그랬어? 지난번에는 사이가 안 좋아 보였는데 금방 친해질 줄은 몰랐네.”
장하준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결국 모든 걸 설명했다.
나는 장미애와 함께 보육에 남아서 식사했고, 식사 후 장미애는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겠다며 제안했다.
“같은 길이 아닐 수도 있어요. 지하철역에서 내려주면 됩니다.”
“같은 길이 아니면 돌아서 가도 돼요. 어차피 집에 가도 할 일이 없었거든. 딸이 방금 문자 왔는데 친구랑 밥 먹느라고 늦게 들어온다네요. 남편도 해외에서 일하느라 바빠서 집에 혼자 있을 거예요.”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더 이상 거절하면 예의가 아닌듯하다.
나는 럭키와 함께 장미애의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다른 차에 타고 있던 장하준이 차창을 내리고 나를 한참이나 훑어보다가 먼저 자리를 떴다.
“하준은 의심이 많은 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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