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나는 호현주가 적어준 주소를 따라 찾아갔다. 룸 번호와 함께 엄준호의 이름을 대자 경호원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안으로 안내했다. 로비를 지날 때 나는 익숙한 실루엣을 보았다.
이경서였다.
여긴 어쩐 일이지?
나는 1층에서 통화 중인 이경서 외에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경서가 나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기에 급히 경호원을 따라 2층으로 향했다.
경호원이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나는 안내를 받으며 룸으로 들어갔다.
룸 안에는 3, 4명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그중 한 명은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외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장난 아니었다.
“아린 씨? 최근 테니스클럽에서 유명하던데요. 실제로 보니 더 아름다우세요.”
그녀는 와인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나를 위아래 훑어봤다.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과찬이세요. 은영 씨와 비교할 바는 아닙니다.”
심은영은 의아스러웠지만 이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저를 아세요?”
“엄청난 미모에 엄 대표님의 비서까지 마음대로 지시할 수 있는 분은 아마 은영 씨밖에 없을 거예요.”
그녀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어린 나이에 꽤 똑똑하시네요. 딱 제 스타일인데 하나는 아쉽네요. 전 제 물건에 손대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나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엄 대표님의 스파링 파트너일 뿐이에요.”
곁에 있던 그녀의 친구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파트너? 그 순수한 얼굴을 하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테니스를 치세요?”
“듣기로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라던데, 나이는 어린 게 속셈이 너무 뻔하잖아요. 엄 대표님께서 매번 테니스클럽만 가면 그쪽을 찾는다면서요? 약혼녀가 있는 걸 알면 거리를 둬야죠.”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믿지 않으시면 차라리 엄 대표님께 물어보세요.”
“대표님은 지금 공항에...”
심은영은 급히 친구의 말을 끊었다.
“그만.”
그 말을 들은 나는 눈을 반짝였다.
심은영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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