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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캠퍼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이경서는 내 손목을 놓았고 나는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여학생과 부딪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넘어진 후 나는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 시각장애인 음성 변환 기능을 이용해 허유미에게 문자를 보냈다. [기숙사 앞까지 와 줄 수 있어? 지팡이를 잃어버렸어.] 메시지를 보내고도 그대로 앉아 있을 뿐, 일어날 생각은 없었다. 나와 부딪힌 여학생은 이경서를 향해 놀란 시선을 던지다가 허둥지둥 나를 부축했다.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그녀의 손길을 따라 일어서며 가볍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여학생은 여전히 미안해하며 거듭 사과했다. “정말 죄송해요. 그쪽이 앞을 못 본다는 걸 몰랐어요. 제대로 보지 못해서 미안해요.” 그때 이경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관심 있으시면 이번 주 토요일 오후에 장애인을 위한 기부 행사에 참여해보세요. 이 친구처럼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기 위한 행사입니다. 친구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경서의 목소리는 놀랄 만큼 부드러웠고 여학생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주변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나를 향한 연민과 동정 어린 시선이 쏟아졌다. 캠퍼스 정문 앞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불쌍한 존재’로 낙인찍힌 채 서 있는 기분, 나는 쓴웃음을 삼켰다. 이경서는 기묘한 방식으로 나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었다.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조용히 말했다. “너를 돕기 위한 행사니, 당연히 참석할 거지?” 나는 대답하지 않고 서늘하게 웃었다. 이경서가 인상을 찌푸리며 뭔가 더 말하려는 순간, 멀리서 송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욱아, 해성대 정문 경비 아저씨들도 이제 널 다 아는 거 아냐? 자주 온다며? 설마 아린이 찾으러 온 거야?” “그래. 앞도 못 보는 애가 잘 살고 있나 보러 왔어. 안 그러면 학교 안에서 굶어 죽을지도 모르잖아.” 강재욱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스쳤다. “재욱아, 말 좀 가려서 해줄래? 아린이도 듣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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