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좋아요.”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어차피 내가 이곳에 온 진짜 목적은 강도현의 외할머니께 가야금을 들려드리는 것이었으니까.
강도현의 외할머니께서 가야금을 좋아하신다는 사실은 송지우에게 들은 것이었다.
전생에서 송지우는 가야금을 배우고 싶어 했고 강재욱은 내가 할 줄 안다는 것을 알고 나에게 그녀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나는 송지우에게 가야금을 가르쳤는데 그 가야금은 아버지가 어머니께 선물한 것이었고 나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몰래 숨겨두고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송지우가 그것을 몰래 가져가 버렸고 나는 여러 번 돌려달라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강재욱의 화만 돋울 뿐이었다.
그러다 결국 강재욱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 가야금? 이미 박살 내버렸어.”
그 일이 있었기에 나는 강도현의 외할머니가 어떤 스타일의 가야금 연주를 좋아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곳에 지원한 이유도 단순했다.
이곳은 강도현의 외할머니가 사는 곳과 가까웠고 그분의 집안인 방씨 가문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운에 맡겨야 하는 일이었지만 나는 충분히 기다릴 인내심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첫날부터 기회가 찾아왔다.
잠시 후, 중년 남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아린 씨, 오늘 혹시 가야금을 연주하러 가실 수 있을까요? 요즘 저희 어르신께서 기분이 좋지 않으셔서요. 가능하시면 저희가 차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괜찮아요.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요. 한 달 치 월급을 미리 받을 수 있을까요?”
그는 순간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아마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이건 저희 도련님께 허락을 받아야 하겠네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곧장 나가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좀 멀리 나가서 통화하는 바람에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와 말했다.
“저희 도련님께서 허락하셨습니다. 오늘 연주가 끝난 후, 어르신께서 만족하시면 아린 씨에게 한 달 치 월급을 미리 지급해드릴 수 있을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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